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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학회 사건(1942) – 일제가 두려워한 ‘우리말 독립운동’

Soonduck 2025. 7. 2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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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어학회 사건(1942) – 일제가 두려워한 ‘우리말 독립운동’

1942년, 전쟁으로 세상은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조선의 지식인들은 총 대신 말과 글로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지키고자 한 것은 다름 아닌 우리말, 우리글 – 한글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조선어학회가 있었고, 그들의 투쟁은 결국 일제의 탄압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지금 한글을 일상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위대한 유산인지, 조선어학회 사건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조선어학회 사건(1942) – 일제가 두려워한 ‘우리말 독립운동’

🏛 조선어학회란 무엇인가?

조선어학회는 1921년, 조선어 연구를 목적으로 창립된 조선어연구회를 모체로 하여 1931년에 정식으로 개편된 학술 단체입니다. 목적은 단순했습니다.

“조선어를 연구하고 보급하여, 우리 민족의 문화적 기초를 세우자.”

당시 일제는 조선을 식민지화하면서 조선어를 ‘사라져야 할 언어’, ‘열등한 방언’으로 취급했습니다. 이에 맞서 조선어학회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 외래어 표기법, 국어사전 편찬 등의 활동을 통해 말과 글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민족 운동을 벌였습니다.

📝 큰 뜻, 조선어사전 편찬 사업

조선어학회는 민족의 언어를 정리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으로 ‘조선어사전’ 편찬에 착수합니다.
그들은 "민족이 언어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철학 아래, 전국의 방언과 고어, 어휘를 수집하고, 하나의 사전으로 집대성하려고 했습니다.

1930년대 중반부터 수집한 원고는 수만 장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는 이극로, 최현배, 김윤경, 이인, 정열모 등 수많은 학자와 교사,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는 단지 언어학적 작업이 아니라,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자주 운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숭고한 작업은 일제가 가장 두려워한 것이었습니다. 민족의 언어를 보존한다는 것은, 결국 일제의 동화 정책에 정면으로 저항하는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 발생

1942년 10월, 조선총독부는 조선어학회의 학자들을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대거 체포합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사전 편찬은 조선 민족 정신을 부흥시키려는 음모다.”

그해 10월부터 1943년까지, 이극로, 최현배, 이윤재, 김윤경, 권덕규 등 33명이 체포·구금됩니다. 그들 중 일부는 고문과 수감 생활 중 병을 얻어 생명을 잃기도 했습니다.

  • 이윤재 선생: 고문으로 인해 병을 얻고 1943년 옥중 사망
  • 권덕규 선생: 일본 법정에서 6년형 선고
  • 최현배 선생: 혹독한 고문과 정신적 압박 속에서 끝까지 조선어의 정당성을 주장

일제는 이들을 단순한 언어학자가 아닌 정치범, 사상범으로 분류했고, 이는 말과 글을 지키는 행위가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여겨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 한글 탄압의 정점: 창씨개명과 조선어 금지

조선어학회 사건은 단순히 한 단체를 탄압한 사건이 아닙니다. 이는 일제가 조선어 말살 정책을 정점으로 밀어붙이던 시기, 상징적으로 벌어진 일입니다.

  • 1938년: 조선어 교육 금지
  • 1940년: 신문·잡지 한글 사용 제한
  • 1940년: 창씨개명 강요
  • 1941년: 국민학교에서 일본어만 사용
  •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 발생

이러한 흐름은 ‘조선은 일본의 일부이며, 조선인은 일본인이어야 한다’는 황국신민화 정책의 산물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조선어학회는 말의 마지막 보루로서 저항한 조직이었습니다.

🌱 사전 원고의 운명과 해방 이후

조선어학회 사건 이후, 수집해둔 사전 원고는 일제에 의해 압수됩니다.
그러나 학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일부 원고를 비밀리에 빼돌려 숨겼고, 일부는 교회 지하실, 서재, 항아리 속에 보관되며 지켜졌습니다.

그리고 해방 이후, 그 원고를 토대로 마침내 1947년, ‘큰사전’ 1권이 발간됩니다.
이후 1957년까지 총 6권이 출간되며, 조선어학회의 후신인 한글학회는 지금까지도 한글 연구와 보급의 중심 기관으로 남아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 말과 글은 민족의 숨결이다

조선어학회 사건은 총도 없고 무기도 없던 사람들이, 민족의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벌인 위대한 독립운동이었습니다.
그들이 싸운 적은 병사가 아닌, 사라질 뻔한 정체성과 이름, 숨결이었습니다.

우리가 오늘날 한글로 글을 쓰고, 말을 나누며,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족의 언어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저항이었는지를 이 사건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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